10월의 밤학: 가을밤 빛나는 토성, 포말하우트

 한층 더 높고 푸르러진 하늘에 자꾸만 창문을 열어 놓고 싶은 가을입니다. 한여름의 계곡물처럼 맑고 투명한 가을 하늘은 밤이 되면 우주의 별들을 모두 보여줄 듯합니다. 과연 가을 밤하늘에는 어떤 반짝임이 있을까요?

가을의 유일한 반짝임, 포말하우트

왼쪽부터 여름 밤하늘, 가을 밤하늘, 겨울 밤하늘 모습


 왼쪽 사진은 이제 지고 있는 여름철 별들이고, 오른쪽 사진은 곧 떠오를 겨울철 별들입니다. 가운데 사진이 바로 가을철 별들이죠. 세 계절의 별들이 각각 어떻게 보이나요? 밝은 별들이 삼각형 모양을 만드는 여름 밤하늘과 화려하게 빛나는 겨울 밤하늘 사이, 가을 밤하늘도 단풍처럼 화려하게 빛날 것 같지만 사실은 낙엽이 내려앉은 늦가을처럼 차분합니다. 밝은 별이 많지 않기 때문이죠. 별은 등급으로 밝기를 매기는데요, 낮은 숫자의 등급일수록 밝습니다. 겨울철 밤하늘에는 1등급 이상의 별이 7개, 여름철 밤하늘에는 4개, 봄에는 3개입니다. 그런데 가을에는 단 1개뿐이죠. (사진에는 대표 별들이 잘 보이는 하늘만 보여주어 개수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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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 밤 9시 남쪽 밤하늘의 모습과 포말하우트

 가을에 유일하게 1등급 이상인 별은 남쪽 밤하늘에서 홀로 빛나고 있는 ‘남쪽물고기자리’의 ‘포말하우트’랍니다. 포말하우트는 아라비아어로 물고기의 입을 뜻하며, 주변에 밝은 별이 없어서 고독한 별이라고도 불려요. 가을밤 남쪽 하늘 지평선 근처에서 혼자서 밝게 빛나고 있는 별이라 쉽게 찾을 수 있답니다. 포말하우트는 실제로는 흰색 별인데요, 지평선 가까이에 위치하여 노르스름하게 보입니다. 태양이 지평선 근처에 있을 때 하늘이 붉게 물드는 노을과 같은 원리랍니다. 직접 확인해 보세요!

포말하우트 곁에 머무는, 토성


혹시 눈치채셨나요? 위 사진에서 포말하우트 위에 더 밝게 빛나고 있는 별 하나.

사실 별이 아니라 아름다운 고리를 가진 행성, 토성이랍니다. 쌍안경으로 보면 고리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망원경으로 보면 손톱 크기의 작고 앙증맞은 고리를 두른 토성을 볼 수 있죠. 망원경 속 조그만 토성이지만 실제로 보게 되면 광활한 우주의 신비로움 마저 느껴진답니다.

망원경으로 본 토성의 모습 (사진: 아스트로캠프 알골선생님)


 17세기 초 토성을 망원경으로 처음 보고 기록했던 이탈리아의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토성의 고리를 이렇게 표현했어요. “양쪽에 귀 같은 게 달려 있다.” 당시의 망원경은 해상도가 너무 낮아서 고리의 정체를 확인할 수 없었거든요. 갈릴레이가 세상을 떠나고 46년 뒤 네덜란드의 천문학자 하위헌스에 의해서 토성의 귀가 ‘고리’라는 것이 확인되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망원경의 성능은 더욱 좋아졌고, 이탈리아의 천문학자 카시니는 토성의 고리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겹으로 이뤄졌다는 사실도 알아냈어요. 천문대 망원경으로 보면 고리 사이의 간극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답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기록한 토성의 모습


 이쯤 되면 망원경으로 본 토성의 실제 모습이 무척 궁금하실 텐데요, 토성은 외로운 포말하우트 위에서 계속 머물며 약 12월까지 볼 수 있답니다. 근처 시립 천문대나 어린이천문대를 방문하여 토성을 꼭 관측해 보세요!

허블우주망원경이 촬영한 토성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가 촬영한 토성의 고리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촬영한 토성


10월 17일 이벤트, 슈퍼문 중에 슈퍼문

일반 보름달(왼쪽), 슈퍼문(오른쪽)


 지난 추석 연휴 마지막 날에도 슈퍼문이 떠올랐었는데요, 오는 17일에 뜨는 슈퍼문은 올해 가장 큰 슈퍼문 중의 슈퍼문이라고 하니 꼭 관측해 보시길 바랍니다! 통상 슈퍼문은 보름달과 지구 사이의 거리가 360,000km 이내로 가까워져 크게 보이는 보름달을 일컫는 말이에요. (17일에 뜨는 슈퍼문은 지구-달 사이 거리가 357,200km예요) 지구를 도는 달의 궤도가 정원형이 아닌 타원형이라 지구-달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를 반복하는데요, 달이 가장 가까워지는 근지점에 위치할 때의 보름달을 슈퍼문, 가장 멀어지는 원지점에 위치할 때의 보름달을 미니문이라고 한답니다.

달의 근지점과 원지점


 슈퍼문은 평소보다 약 7% 크게, 약 16% 밝게 보일 예정인데요, 사실 맨눈으로는 큰 차이가 느껴지지는 않아요. 하지만, 정말 큰 보름달을 보고 싶다면 한 가지 방법이 있어요. 바로, 지평선의 착시현상(하이퍼링크 https://blog.naver.com/kma_131/221638492984)을 이용하는 겁니다. 보름달이 지평선 가까이 있을 때는 여러 가지 착시로 인해, 유난히 붉고 거대하게 보여요! 붉게 보이는 이유는 노을이 생기는 원리와 같고, 크게 보이는 이유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심리적인 요인으로 인한 시각적 착각이라고 합니다. 올해 가장 크게 떠오르는 슈퍼문을 더욱 크게 보고 싶다면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 일몰 시간과 월출 시간을 참고해 주세요.

10월 16일 – 일몰 17:53, 월출 17:09

10월 17일 – 일몰 17:52, 월출 17:38

10월 18일 – 일몰 17:51. 월출 18:10

지평선을 넘어 떠오르는 달 (사진: Babak Tafreshi, APOD)

10월의 밤학 숙제 체크리스트

⬜ 남쪽 밤하늘 외롭게 빛나는 포말하우트 확인

⬜ 포말하우트 위에 위치한 토성 망원경으로 관측하기

⬜ 10월 17일 슈퍼문 더 크게 보기

※ 본 게시물은 어린이천문대 네이버포스트에도 게재되어있습니다.
※ 작성자 : 아스트로캠프 김선형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