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밤학: 추석엔 슈퍼문과 함께 가을밤 별 산책!

9월 15일 밤 9시 북동쪽 밤하늘

 청명한 하늘 아래 온갖 곡식이 익어가는 구수한 계절, 가을입니다. 가을밤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올려다본 하늘에서는 어떤 별자리를 찾아볼 수 있을까요? 가을철 가장 유명하고 아름다운 대표 별자리, 카시오페이아자리를 소개합니다. 위 사진에서 카시오페이아자리를 찾아보세요. 힌트를 드리자면 숫자 3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카시오페이아자리

9월 15일 밤 9시 북동쪽 밤하늘의 카시오페이아자리


 카시오페이아는 고대 그리스 신화 속 에티오피아 왕국의 왕비이자 안드로메다 공주의 어머니입니다. 카시오페이아는 허영심이 가득한 행실로 화를 자처하는 인물이랍니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람은 바로 나, 카시오페이아 여왕이지!” 평소 자신이 바다 요정보다 예쁘다고 떠들고 다니며 감히 신을 능멸했는데요, 이에 화가 난 바다의 신 포세이돈은 괴물 고래를 에티오피아로 보내 쑥대밭을 만들어버린답니다. 과연 카시오페이아 여왕은 용서를 빌고 위험에 빠진 나라를 구할 수 있었을까요?

움직이는 카시오페이아자리

왼쪽부터 9월 15일 밤 9시, 9월 16일 새벽 2시, 새벽 5시 카시오페이아의 모습


 카시오페이아자리는 오늘 하루 세 가지 모습으로 변신할 예정입니다. 저녁부터 새벽 동이 트기까지 숫자 3, 영어 M, 구 이마트 로고(∑)로 변신하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네, 바로 지구의 자전 때문입니다. 지구가 제자리에서 하루에 한 바퀴씩 도는데, 우리에게는 마치 밤하늘이 빙글빙글 도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하루에 360˚를 도니까 1시간에 15˚씩 돌아갑니다. 별자리가 보이기 시작하는 저녁 7시 30분부터 새벽 5시 30분까지 약 10시간 동안, 밤하늘은 150˚를 돌며 카시오페이아자리의 모습을 바꿔주죠.

올빼미성단을 품은 카시오페이아자리

올빼미성단(NGC457)을 찾는 방법과 망원경으로 본 모습


 카시오페이아자리의 별 ‘나비’와 ‘루크바’ 근처에는 아주 독특한 모양을 한 별무리(성단)가 있답니다. 나비와 루크바를 이은 선으로 이등변삼각형이 만들어지는 꼭지점에 위치해 있는데요, 바로 올빼미성단(ngc457)입니다. 독특한 모양 때문에 ET 성단, 졸라맨 성단이라고 불리기도 한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보이시나요? 천문대 망원경으로 보면 그 모습이 선명하고, 쌍안경으로 보면 쌀알만큼 작게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답니다!

안드로메다자리

9월 15일 밤 9시 북동쪽 밤하늘의 별자리들


 카시오페이아자리에서 시선을 살짝 오른쪽으로 돌리면, 별이 일렬로 줄지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쪽부터 순서대로 살펴볼까요? 먼저, 페르세우스자리의 별 위로 줄지어 있는 세 개의 별은 안드로메다자리입니다. 그 위로 사각형 모양을 이루는 4개의 별은 페가수스자리의 일부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별들을 모두 이으면 마치 하나의 망치 또는 국자와 같은 모양을 만들 수 있답니다. 한 번 도전해보세요!

 여기에도 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숨어있답니다. 안드로메다는 카시오페이아 왕비의 딸인데요, 어머니가 저지른 죗값을 대신 치르기 위해 괴물 고래의 제물로 바쳐지게 되죠. 안드로메다 공주는 두려움에 눈물을 흘리며 괴물 고래에게 잡아먹히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그 곳을 지나던 용감한 용사 페르세우스가 그녀를 극적으로 구출하게 된답니다. 그리고 서로 사랑에 빠지며 해피엔딩!


안드로메다은하

안드로메다은하(M31)를 찾는 방법과 안드로메다은하 사진 (사진: 수지어린이천문대 신용운 대장)


 안드로메다자리에는 우리들의 개념이 모여 있는 ‘안드로메다은하’가 있습니다. 안드로메다은하는 꽤 밝아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유일한 은하입니다. ‘l’ 모양의 안드로메다자리 가운데 별에서부터 거의 수직이 되는 선을 그어 ‘ㅓ’ 모양을 만들면, 그 선의 끝에 보이는 희뿌연 먼지 덩어리가 바로 안드로메다은하랍니다. 잘 안 보인다면 1) 실눈으로 째려보거나 2) 주변을 천천히 훑어보세요. 맨눈으로 보면 희뿌연 먼지 뭉치, 쌍안경으로 보면 은은하게 빛나는 먼지 뭉치, 망원경으로 보면 먼지 뭉치 가운데서 빛나는 은하핵까지 확인할 수 있답니다.


추석 한가위 SUPER 보름달

평균 크기의 달(왼쪽), 슈퍼문(오른쪽) (출처: Wikimedia Commons, Marcoaliaslama)


 추석(秋夕)은 풀이하면 가을 저녁으로,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뜻이기도 한데요. 과연 이번 추석의 달빛은 어떨까요? 이번 추석 연휴는 9월 16일~18일로 늘 그렇듯 보름달이 뜰 예정인데요, 이번에는 슈퍼문이 뜬답니다! 달이 지구를 공전하다 9월 18일 22시 22분경 지구와 가까워지며, 평소보다 밝고 크게 보이는 슈퍼문이 뜰 예정이죠. 하지만, 대기의 상태와 주관적인 부분도 작용하기에 육안으로는 큰 차이를 못 느낄 수 있습니다.

지평선을 넘어 떠오르는 달 (사진: Babak Tafreshi, APOD)


 그런데 슈퍼문이 아닌데도 어느 날 지평선 근처에서 엄청나게 큰 달을 마주한 적이 있을 겁니다. 압도적인 크기에 ‘헉’ 소리가 날 정도이지만, 슈퍼문처럼 실제로 큰 것이 아니라 달 착시에 의한 착각이랍니다. 달이 지평선 근처에 있을 때는 착시 현상으로 커 보이다가, 높게 떠오르면서 착시가 사라져 본래 모습대로 작아진답니다. 슈퍼문보다 압도적으로 큰 달을 보고 싶다면 달이 지평선에 있을 때를 노려보세요!

(달이 붉게 보이는 것은 노을처럼 대기에 의한 실제 현상입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초승달, 보름달, 하현달


 아직 추석 전이라면 달은 초승달이나 상현달의 모습을 하며 점점 차오를 것이고, 추석 후라면 점점 기울어 하현달 또는 그믐달의 모습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어떤 달이 떴는지 확인해보시고, 행복하고 풍요로운 추석 보내세요!


9월의 밤학 숙제 체크리스트

⬜ 카시오페이아자리

⬜ 카시오페이아자리의 실시간 모습

⬜ 카시오페이아자리 올빼미 성단

⬜ 안드로메다자리와 거대 망치

⬜ 안드로메다은하

⬜ 추석의 슈퍼문

※ 본 게시물은 어린이천문대 네이버포스트에도 게재되어있습니다.
※ 작성자 : 아스트로캠프 김선형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