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밤하늘: 13일 페르세우스 유성우

 한동안 폭염과 열대야로 우리를 뜨겁게 달구더니, 며칠 전에는 강한 위력의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휘젓고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지구 밖 우주는 한결같은 모습으로 고요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도,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도 모두 우주의 일부랍니다. 멀리서 보면 그저 아름답지만 그 속은 무시무시함도 공존하는 모습이죠. 하늘은 벌써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해졌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말부터는 지구의 밤하늘에 위로의 빛줄기가 내릴 예정이랍니다.

2009년 페르세우스 유성우 (사진: NASA/JPL)


 8월 11일~15일에는 3대 유성우 중 하나인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내립니다. 가장 많이 떨어지는 때(극대기)는 13일 일요일 오후 4시 29분으로, 시간당 90개나 떨어진답니다. 이렇게 보면 유성우가 비처럼 와르르 쏟아질 것 같지만, 실제 우리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유성은 많이 보면 5분에 1개씩이랍니다.

실제 유성우 관측과 가장 비슷한 영상입니다. 영상을 통해 미리 확인해 보세요.

2020년 페르세우스 유성우 (영상 : Astromagazine, Youtube)

스위프트-터틀 혜성 (사진: 유럽우주국 ESA)


 유성우는 왜 떨어지는 걸까요? 심지어 매년 같은 날 반복되죠. 이번에 놓치면 내년에 또 볼 수 있습니다. 그 답은 바로 ‘혜성’에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 스위프트-터틀 혜성이 지구 근처를 지나갔습니다. 혜성은 지나가는 길에 선물을 많이 남겼죠. 바로 혜성의 ‘파편’입니다. 지구가 1년에 한 바퀴씩 공전하며 그 자리를 지나갈 때마다, 파편들은 지구의 ‘대기’와 빠른 속도로 충돌하며 마찰열로 인해 불타 사라졌답니다. 이렇게 혜성이 남긴 선물은 지구의 하늘에 유성우가 되어 떨어지고 있죠. 이 고마운 혜성은 2126년에 다시 지구를 찾아옵니다. 그때까지(?) 매년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보며 이 혜성을 기억해 보아요.

임무를 마친 무인우주화물선 ‘쥘 베른 001’의 지구 재진입 (영상: European Space Agency, ESA, Youtube)


 유성의 원리를 이용하여 과학자들은 인공 유성우를 만들기도 합니다. 2008년 유럽우주국은 임무를 마친 무인우주화물선을 지구에 빠른 속도로 떨어지게 했습니다. 지구 대기와 충돌시켜 소각시키기 위해서죠. 이 커다란 인공 유성체는 화려하게 불타며 어둠 속으로 사라졌습니다(소각되지 못한 잔해는 안전이 확보된 바다에 추락시켜 수거하였습니다). 이 방법은 임무를 마친 탐사선과 우주 쓰레기 등을 처리할 때 자주 사용되는데, 허블우주망원경도 2030년대 중후반 쯤 임무를 마치면 지구 대기로 진입하여 불타 사라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 8월의 관측 대상: 페르세우스 유성우

빛이 번쩍일 정도로 유난히 밝게 떨어지는 별똥별, ‘화구’ (사진: 용인어린이천문대 백곰선생님)


찾는 법:

1. 유성우를 관측하는 방법은 ‘세 가지’만 기억하세요. <캄캄한 곳> <탁 트인 곳> <맨눈>


2. <캄캄한 곳> 되도록 인공 불빛이 적은 곳을 찾아가세요. 최소한 가로등에 눈을 찌푸리게 되는 곳은 피하거나 등지고 관측하세요.


3. <탁 트인 곳>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페르세우스자리’를 중심(복사점)으로 유성우가 뻗어 나가는 형상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정하지 않게 여기저기서 튀어나온답니다. 그래서 시야가 탁 트인 곳에서 한곳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하늘 전체를 바라봐야 합니다. 공원이나 학교 운동장, 캠핑장 등을 추천드립니다.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처럼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선 곳은 관측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4. <맨눈> 유성우를 관측하기 위해 쌍안경, 망원경을 사용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유성우는 찰나의 순간 지나가기도 하지만, 어디로 떨어질지 모른답니다. 또, 쌍안경과 망원경은 시야가 좁아 유성우를 온전히 관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반드시 맨눈으로 관측해야 합니다. 다른 도구는 전혀 필요 없습니다. (유성우를 기다리다 지칠 때 별을 보는 용도로는 좋습니다)


5. 유성우를 관측했을 때 “어!”라는 말 대신 소원을 빌면 관측 끝!

※ 본 게시물은 어린이천문대 네이버포스트에도 게재되어있습니다.
※ 작성자 : 아스트로캠프 김선형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