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천체사진: 목성

목성과 4대 위성들 (촬영자: 아스트로캠프 이상훈 연구원)


지난여름부터 밤하늘에 별 보다 밝게 빛나는 점을 발견하신 분들이 있을 겁니다. 멀리서 날아오는 비행기처럼 보이기도 하고, 외계 생명체가 몰고 다니는 비행 물체인가 싶기도 한 이 점의 정체는 바로 목성입니다. 목성은 지구와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지만, 태양계에서 가장 크고 무거운 행성이기 때문에 지구에서도 상당히 밝게 보이죠(참고로 목성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토성도 떠있답니다. 목성보다 훨씬 어둡게 보이지만 날이 좋은 날 한 번 찾아보세요).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목성(이미지: NASA)
회전하는 대적점(이미지: NASA)


목성 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대적점이죠. 대적점은 목성에 부는 거대한 폭풍입니다. 1830년에 관측된 이후(1655년에도 관측 기록이 있지만 동일한 폭풍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다만 크기는 점점 줄어드는 중으로, 100년 전에는 대적점 안에 지구 세 개를 이어놓은 정도의 크기였지만(약 4만 km), 현재는 지구 1.3개 정도의 크기로 작아졌습니다(약 1.6만 km; 2017년 기준).


대적점은 넓은 것뿐만 아니라 깊기도 합니다. 2017년에 발표된 주노의 관측 결과에 따르면, 대적점은 ‘지구의 바다보다 50~100배는 더 깊으며’ 아래쪽이 위쪽보다 더 따뜻하다고 해요. 윗부분과 아랫부분의 온도 차이로 인해 강력한 폭풍이 생겨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크기가 줄어든 것과 동시에 얕아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1979년 보이저 1,2호가 관측했을 때보다 1/8 수준으로 높이가 줄어들었다고 합니다출처.


최근에는 이 대적점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 있었습니다.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 10년간 관측한 결과, 대적점 바깥쪽의 회전 속도에 변화가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2009년에는 90 m/s였던 회전 속도가 2020년에는 100 m/s로, 11년 사이에 8%가 증가했다고 합니다관련논문(참고로 2003년 최강의 태풍이었던 ‘매미’가 제주에서 기록한 최대순간풍속이 60 m/s입니다. 대적점의 회전 속도가 가늠이 되시나요?). 이와는 반대로 대적점 중심 부근의 회전 속도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지만, 평균적으로 대적점의 회전 속도는 증가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대적점의 회전속도를 보여주는 그래프. 대적점의 바깥쪽이 안쪽보다 훨씬 빠르게 돌고 있다. (이미지: NASA/ESA/Michael H. Wong (UC Berkeley))


왜 점점 더 빠르게 회전하고 있는 걸까요? 연구를 이끈 UC 버클리의 마이클 웡 박사는 ‘허블 망원경이 대적점의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건 아니기에,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목성에선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대적점이 회전 속도와 에너지를 유지하는 기작에 대해서 연구를 계속 진행할 거라고 하니, 놀라운 소식이 들려오기를 기다려보겠습니다.



목성과 4대 위성들(촬영자: 아스트로캠프 이상훈 연구원)


이번 천체사진을 촬영한 아스트로캠프의 이상훈 연구원은 목성과 목성의 4대 위성인 이오, 칼리스토, 유로파, 가니메데를 한 장면에 담고 싶었다고 합니다. 상단의 첫 번째 사진도 자세히 보시면 목성의 중앙 부근에 까만 점들이 몇 개 보이실 텐데요, 바로 4대 위성입니다. 이 4대 위성은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망원경으로 발견해서 갈릴레이 위성이라는 별명도 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는 떨어져 있는 위성들을 볼 수 있네요. 가니메데 옆의 까만 점은 가니메데의 그림자입니다. 가까운 천문대를 방문하시면 목성 주변을 도는 4대 위성과 함께 목성의 줄무늬까지 보실 수 있습니다. 운이 좋다면 대적점도 살짝 볼 수 있고요. 11월이 지나면 목성과 토성은 서쪽 지평선 아래로 사라지고, 내년 9월이 되어야 다시 볼 수 있으니 11월이 가기 전에 근처 천문대를 방문해 목성을 관측해 보세요!



“15일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는 목성의 4대 위성이 한 시야에서 쫓고 쫓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날이었습니다. 가니메데의 그림자가 유로파의 그림자를 덮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해서 망원경을 세팅하고 기다리고 있었지만, 갑자기 구름이 급습해 결국 그 장면을 찍지 못하고 가니메데의 그림자가 유로파를 삼키는 모습 정도만 찍혔습니다.

– 아스트로캠프 이상훈 연구원”



✨촬영 데이터

– 촬영자: 아스트로캠프 이상훈 연구원
– 촬영 일시 : 2021년 8월 15일~16일
– 촬영 장소 : 일산 아스트로캠프 건물 테라스
– 망원경, 가대 : Takahashi TOA130 + 천마 EM200
– 카메라 : ASI462MC
– 액세서리 : Televue 2x Barlow 1.25inch
– 노출정보 : 각 사진, gain 50, 노출시간 60 ms, 400프레임 촬영, 상위 70% 이미지 스택킹 후 웨이블렛 조정




※ 본 게시물은 어린이천문대 네이버포스트에도 게재되어있습니다.

※ 작성자 : 아스트로캠프 이주원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