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밤하늘에는 여러분들도 잘 알고 있는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이 떠있습니다. 바로 <견우와 직녀>입니다. 견우와 직녀를 모르시는 분들은 없겠죠? 우리나라의 조상들은 거문고자리의 가장 밝은 별 베가를 직녀별, 독수리자리의 가장 밝은 별 알타이르를 견우별이라고 생각했어요. 직녀별과 견우별 사이에는 은하수가 흐르고, 백조자리가 은하수를 따라 날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조선시대에 견우별로 불리던 별은
염소자리의 다비흐라는 별이었다고 해요.
다비흐의 겉보기 등급은 3.2등급, 알타이르는 0.82등급으로
알타이르가 훨씬 밝아요(베가는 0.09등급).
별을 잘 몰랐던 일반 백성들은
다비흐보다 알타이르가 훨씬 밝아서 잘 보였기 때문에
알타이르가 견우별이라고 와전되고 말았죠.
두 명의 견우가 생겨버린 셈인데요,
지금은 대체로 알타이르를 견우별이라 부르고 있어요.
여러분, 그거 아시나요? 직녀별이 있는 거문고자리 부근에는 반지 하나가 떠 있답니다! 직녀가 견우에게 선물하기 위해 준비한 반지일까요? 이 반지의 정체는 반지 성운, 고리 성운, 또는 M 57 (메시에 57)이라고 불리는 성운이랍니다.
M 57은 사실 별이 죽어가며 남긴 흔적이에요. 태양 정도의 질량을 가진 별은 진화 마지막 단계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것들을 우주 공간으로 밀어냅니다. 그리고 별의 중심에 있던 핵은 작고 뜨거운 백색왜성이 되지요. 이런 성운을 행성상 성운(Planetary Nebula)으로 불러요. 이름에 ‘행성’이 들어가지만, 사실 행성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행성상성운을 처음으로 발견한 천문학자 윌리엄 허셜이 망원경으로 봤을 때 동그란 모습이 행성과 닮았다는 이유로 그런 이름을 지었어요(견우별처럼 이름을 바꾸기엔 시간이 너무 지나버린…). 그러나 행성상성운이 모두 동그랗게 생긴 건 아니에요.
동그랗거나 대칭 형태도 있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모양을 가진 것들도 있죠. 그리고 2021년 5월 22일, NASA는 허블 우주 망원경이 촬영한 백조자리 근처에서 아벨 78이라는 특이한 행성상 성운의 이미지를 공개하기도 했어요!
이런 행성상성운은 우리 은하에서 약 3천개 정도가 발견되었고, 우리 은하 전체에는 약 3만개 정도 있다고 보고 있어요출처.
M 57을 실제로 망원경으로 보면 알록달록한 색깔이 보이지는 않아요. 허옇고 뿌연 고리가 하늘에 덩그러니 떠있죠. 그래서 오히려 더 반지처럼 보인답니다.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시죠? 고리성운은 쌍안경이나 맨눈으로는 보기가 어려우니 날씨가 맑은 날, 주변의 천문대를 방문해 고리성운을 꼭 감상해보세요!
7월의 관측대상: 거문고자리 반지 성운 M57
✨ 찾는 법:
1. 여름철 밤하늘의 가장 밝은 별인 베가를 통해 거문고자리를 찾는다.
2. 거문고자리 β 세리아크와 γ 술라파트를 잇는 가상의 선을 그린다.
3. 선의 가운데를 망원경으로 봤을 때 희뿌연 고리가 보이면 성공!
✨ 겉보기 등급: 8.75 등급 (맨눈 관측 불가)
✨ 거리: 약 2,300 광년
참고자료
1. ‘밤하늘에 견우성이 두 개인 이유’, 이태형, 사이언스 타임즈, 2016
2. Quentin A. Parker, A. Acker, D. J. Frew, M. Hartley, A. E. J. Peyaud, F. Ochsenbein, S. Phillipps, D. Russeil, S. F. Beaulieu, M. Cohen, J. Köppen, B. Miszalski, D. H. Morgan, R. A. H. Morris, M. J. Pierce, A. E. Vaughan, The Macquarie/AAO/Strasbourg Hα Planetary Nebula Catalogue: MASH,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Volume 373, Issue 1, November 2006, Pages 79–94, https://doi.org/10.1111/j.1365-2966.2006.10950.x
※ 본 게시물은 어린이천문대 네이버포스트에도 게재되어있습니다.
※ 작성자 : 아스트로캠프 이주원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