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의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는 목성은 어떤 모습인가요? 아래 네 가지 사진 중에서 여러분들이 기억하는 목성의 모습을 골라보세요.
여러분들이 고른 목성은 어떤 것?
1번 목성을 고른 당신, “우주 탐사의 산 역사”
1번 목성을 촬영한 탐사선은 파이어니어 10호입니다. 1972년 3월 3일에 발사된 첫 번째 목성 탐사선이죠. 발사된 지 1년 9개월 뒤인 1973년 12월에 목성에 접근하여 500장 이상의 사진을 전송해주었습니다출처. 목성과의 거리가 꽤 멀기 때문에, 선명하게 보이진 않지만 그래도 이제까지 지구에서 본 목성의 모습과는 비교할 수 없죠. 목성의 줄무늬와 오른쪽 구석의 대적점을 볼 수 있네요.
파이어니어 10호는 목성 주위를 돌며 탐사하는 궤도선이 아니라 목성을 지나치는 탐사선이었기 때문에 1974년 1월 1일에는 목성 탐사를 마치고 그 뒤로 펼쳐진 우주로 시선을 돌립니다. 칼 세이건은 파이어니어 10호에 인류의 존재를 알릴 메시지를 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남녀의 모습과 태양계의 모습, 지구의 위치 등이 그려진 금속판을 장착했죠. 2003년 1월까지는 통신이 가능했지만, 그 후로는 통신이 두절되고 말았습니다. 태양계를 빠져나간 파이어니어 10호. 외계 생명체에게 우리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까요?
2번 목성을 고른 당신, “심우주로 떠난 탐험가”
2번 목성을 촬영한 탐사선은 보이저 1호입니다. 1977년 9월에 발사되어 1년 4개월 뒤인 1979년 1월에 목성을 만나 탐사를 시작했습니다. 목성 주위를 지나는 약 7개월의 시간 동안 보이저는 이전의 파이어니어 10호가 보지 못한 것을 발견해냈는데요, 바로 목성의 위성인 이오에서 화산이 폭발하는 모습을 포착한 것입니다. 그 외에도 보이저 1호는 목성에 얇은 고리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알려주었습니다.
1만 8천여 장의 목성 이미지를 보내준 보이저 1호는 토성으로 이동하여 탐사를 이어갑니다. 보이저 1호는 1998년에 파이어니어 10호를 앞질렀고, 현재 보이저 1호는 태양계를 벗어나 심우주로 향하고 있어요. 2025년 이후에는 전력 공급이 중단되어 소식을 들을 순 없겠지만, 가장 멀리 간 인류의 창조물이란 타이틀은 영원히 깨지지 않을 것 같네요.
칼 세이건은 보이저 1호에도 외계 생명체를 만나게 되면 전달할 메시지를 실었습니다. 골든 레코드라고 불리는 금박 LP 판인데요, 이 안에는 115개의 자연적인 소리와 음악, 그리고 55개의 인사말이 녹음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인사말도 물론 포함되어 있어요. 뒷면에는 재생 방법, 이진법의 숫자, 태양계와 지구의 위치 등이 표시되어 있어요. 이미지도 저장되어 있는데요, 녹음된 소리와 이미지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의 영상을 시청해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ELnn9V01EiI
https://www.youtube.com/watch?v=NAN1kt4SG9E
3번 목성을 고른 당신, “우주로 간 갈릴레이의 망원경”
3번 목성을 촬영한 탐사선은 갈릴레오 호입니다. 망원경으로 목성의 4대 위성을 발견한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이름을 따왔죠. 1989년에 발사되어 1995년에 목성 궤도에 진입합니다. 갈릴레오 호는 목성 주위를 도는 최초의 목성 궤도선이었습니다. 목성뿐만 아니라 외행성(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탐사선 중에서 궤도선은 갈릴레오 호가 최초입니다.
갈릴레오 호는 탐사 기기를 행성 대기에 투입시킨 최초의 탐사선이기도 합니다. 목성 대기의 강력한 기압으로 부서지기 전까지, 약 1시간 동안 탐사 기기는 목성 대기를 대기를 조사했습니다. 또한 갈릴레오 호는 슈메이커-레비 9 혜성이 목성에 충돌하는 장면을 포착하기도 했습니다(1994년). 뉴스에서 보신 분들도 계실 거예요. 그러나 역시 갈릴레오 호의 가장 큰 발견은 목성의 위성 중 하나인 유로파에 바다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발견한 것입니다. 단순히 바다가 있다는 것이 신기한 것이 아닙니다. 그 바다에서 외계 생명체가 태어났거나, 태어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시사하죠.
생명체가 존재하거나 가능성이 있는 목성의 위성들과 충돌하면 외계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미션을 마친 갈릴레오 호는 2003년 9월 21일, 목성의 대기로 뛰어들어 임무를 마쳤습니다.
4번 목성을 고른 당신, “우주 MZ 세대”
4번 목성을 촬영한 탐사선은 주노 호입니다. 주노는 2011년 8월에 발사되어 현재까지 목성 주위를 돌며 탐사 중입니다. 주노는 그리스 신화에서 헤라에 해당되는 로마 신입니다. 목성은 종종 주피터, 즉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 신으로 불리곤 하는데, 제우스 옆에 부인인 헤라를 보낸 것이죠. 주노 호는 갈릴레오 호와 마찬가지로 목성 주위를 도는 궤도선입니다.
주노는 목성의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목성의 남극과 북극을 면밀히 관찰했는데, 이게 내가 아는 목성이 맞나 싶을 정도로 놀라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목성의 푸른빛이 신비로우면서도 아름답네요.
이전의 탐사선이 보내온 사진과는 확연히 다르죠. 주노가 보내온 목성의 다채로운 얼굴을 잠시 감상해보시죠.
주노의 임무는 2021년 7월까지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2025년까지 임무를 연장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출처. 주노가 보내올 목성의 새로운 모습들을 앞으로도 기대해 주세요.
목성뿐만 아니라 우주는 관측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우주는 이전의 우주와 다르듯이, 앞으로 알게 될 우주도 지금의 우주와는 다를 것입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우주를 이해하기 위해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믿음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발견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Copyright 2021. 아스트로캠프 이주원 연구원 All right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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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1. Richard O. Fimmel, William Swindell, & Eric Burgess, ‘PIONEER ODYSSEY’, NASA, 1977
2. ‘NASA’s Juno Mission Expands Into the Future’, NASA, 2021
3. 앤 드루얀, ‘코스모스 : 가능한 세계들’, 사이언스북스, 2020
※ 본 게시물은 어린이천문대 네이버포스트에도 게재되어있습니다.